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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목 : 홍익칼럼 세상사는 이야기 - 道(길)
2003-05-14 오전 10:3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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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익칼럼 세상사는 이야기 - 道(길)

글/홍익문화운동연합 고문 이형래

길이다. 다니는 길도 길이요 행해야 할 도리도 길이다. 그래서 「길 道」라고 하는지 모르겠다.
「도가도 비상도」(道可道 非常道)
그 유명한 노자의 「도덕경」첫 줄이다. 구구한 해석도 많다. 그만큼 말뜻이 살아있다는 역설도 가능하다.
“도를 도라고 할진데 굳이 도라는 단어에 집착할 필요는 없다”고 해석을 해 보자.
도란 없다. 마치 땅의 길(도로)이 애당초 없었던 것과 같다. 길이란 닦아 만들어 내는 것이다. 없던 길을 사람들이 밟고 다니다 보면 길이 되는 법이다.
산길이 언제 누가 만들었나. 편하고 쉬운 곳을 골라 사람들이 다니다 보니 길이 되었을 뿐이다. 사람의 도도 같다. 여러 사람이 행하는(다니는) 것이 길이 되고 도리가 된다. 상식이 아닐까. 대다수가 그렇다고 생각하는 법이나 수가 길이다.
사람들이 싸우다가 “그럴 수 있느냐”, “그런 법이 어디에 있느냐”며 목청을 높이는 것을 흔히들 본다. 이것은 어느 길이 맞느냐는 다툼일 뿐이다.

「군자대로행」(君子大路行)이란 옛말이 있다.
“군자는 큰 길을 다닌다”는 직역이지만 원 뜻은 대의를 행한다는 의미다.
군자도 뒷간 갈 때는 소로를 걸을 수 밖에 없다. 그 말은 “흙탕물을 만나면 발을 씻고 맑은 냇물을 만나면 갓끈을 씻는다”는 공자의 말씀과도 상통한다.

길은 많다. 헤아릴 수 없이 많은 길이 있다. 그 길만큼이나 사람의 길도 많다. 지금은 그 길이 엉망이 되었다. 우리나라의 도로에서의 교통질서가 망가졌듯이 정말 도가 부서지고 상처나 이젠 길다운 길이 없는 세상이다. ‘ 이 길만이 길이다’라고 우길 것까진 없다

본시 없었던 길을 만들었던 인간이다. 그 길의 상태가 문화의 척도가 된 오늘이다. 하지만 길다운 길이 있는가 하면 이름만 길인, 길 같지 않는 길도 수 없이 많다.

새 길이 생기면서 옛 길은 잊혀져 간다. 인간의 도도 정겨웠던 옛 길, 옛 정은 잊혀져 가고 있다. 통하지 않는 길은 길이 아니다. 길 따라 길이 있다. 마치 인연(因緣)따라 인연이 있듯이. 넓혀야 할 길이 있는가 하면 없애야 할 길도 있다. 사랑하는 길 홍익하는 길은 넓혀야 할 길이다. 하지만 미움의 길엔 ‘일단 정지’ 표지판을 세우자. 공자는 사람이 길을 넓히지 길이 사람을 넓히는 것이 아니라고 했다.(人能弘道 非道弘人)
道 곧 길은 이 세상 어디나 널려 있다. 그것은 인간에게 편리를 위해 존재할 뿐이다. 모두를 유익하게 하는 길, 그런 길을 넓히고 닦아 보자. 이름이야 어쩌면 어떨까. 사랑의 길이면 그만이지. 道可道 非常道가 아닌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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